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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us+ 2025-10-02

휴게소 간판 메뉴, 호두과자의 비밀

이름만 들어도 어쩐지 마음이 따뜻해지는 호두과자는 한국인의 소울푸드 중 하나다. 갓 구워낸 노릇노릇한 반죽 속 달콤한 팥소(팥앙금)와 고소한 호두 알갱이가 씹히는 순간, 가득 입안에 퍼지는 조화로운 풍미는 마성의 매력이다. 이젠 고속도로 휴게소의 상징이 된 호두과자에는 조그마한 손으로 호두과자 봉투를 꼭 쥐고, 하나씩 꺼내 먹던 그 시절의 추억이 담겨 있다. 한 세기를 향해 달려가는 호두과자의 모든 것을 오늘 들여다본다.

천안 호두과자 유명한 이유

천안 호두과자 유명한 이유

호두과자의 탄생은 1934년 충남 천안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전통 간식인 '쿠루미야끼'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고소한 호두와 달콤한 팥소를 밀가루 반죽에 넣고 틀에 찍어 구워낸 것이 그 시초다. 이후 천안의 특산물로 자리 잡은 호두과자는 1970년대에 고속도로 휴게소에 입점하면서 전국적인 인기를 얻는 간식이 됐다.

특히 1970년대부터 80년대에 고속도로가 개통하면서 고속버스나 승용차를 타고 떠나는 가족 여행이 인기를 끌었고, 휴게소에 들러 호두과자를 사 먹는 풍경은 여름철 여행의 한 장면을 상징하는 모습이 됐다. 호두과자가 담긴 종이봉투를 손에 들고, 하나씩 꺼내 먹으며 창밖을 바라보던 기억은 여행길의 또 다른 재미기도 했다.

호두과자의 매력은 조화로운 맛에서 나온다. 쫀득한 반죽과 달콤한 팥소의 깊은 풍미, 그리고 고소하고 바삭한 호두의 식감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입안을 풍성하게 채운다.

호두과자 틀

이 매력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 바로 철로 만들어진 호두과자 틀이다. 반죽과 속 재료를 넣고 200도 이상의 고온을 유지하는 철 틀로 양면을 눌러서 구워내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호두과자, 완성이다.

옛날에는 동판으로 만들기도 했으나, 열전도율과 유지력이 모두 뛰어난 특수 주물 철로 된 틀이 널리 사용되면서 지금의 맛과 식감을 얻을 수 있었다. 철 틀은 반죽에 열을 빠르게 전달하면서도 균일하게 익힐 수 있어, 반죽의 바삭함과 팥소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살려준다.

또한 철판에 살짝 눌어붙은 반죽과 팥소가 주는 바삭함과 고소함도 호두과자의 숨은 매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맛은 어린 시절의 정겨운 기억을 소환하며 먹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트렌디한 디저트로의 진화

퓨전 호두과자 종류

호두과자의 인기는 식지 않았다. 전통적인 팥소와 호두의 조합을 넘어 다양한 퓨전 호두과자가 등장하면서 그 인기는 더욱 높아지는 중이다. 커스터드 크림, 초콜릿, 딸기잼, 녹차 등 새로운 속 재료를 넣은 것은 물론, 반죽 자체에 흑임자나 쑥을 섞어 만들어낸 호두과자들도 색다른 풍미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MZ세대를 겨냥해 '왕호두과자', '미니호두과자', '한입호두과자' 등 다양한 크기와 패키지로 출시되며, 전통 간식의 선을 넘어 세대를 모두 아우르는 트렌디한 디저트로 재조명받고 있다.

SNS를 통해서는 '호두과자 투어', '나만의 호두과자 맛집' 콘텐츠가 유행하면서, 휴게소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호두과자를 찾아다니는 사람들도 늘었다.

호두과자 밀키트

또한 호두과자 밀키트와 냉동 호두과자가 등장하면서, 집이나 캠핑장에서도 간편하게 간식으로 호두과자를 즐길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K-푸드 열풍에 힘입어 해외 직구 상품으로도 인기를 끌며 미국과 일본, 동남아 등지로도 퍼져나가고 있다.

호두과자 유명한 곳, 어디가 있을까?

호두과자 유명한 곳

천안삼거리휴게소

호두과자의 인기는 휴게소별로 다른 간식 문화도 함께 만들어냈다. 그중에서도 '호두과자의 성지'로 불릴 만큼 유명한 곳은 '천안삼거리휴게소'다. 1970년대부터 천안 특산물 호두과자를 구워 온 이곳은 두툼한 반죽과 팥소의 조합, 여기에 큼직한 호두 알갱이까지 어울려 여행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성휴게소

'안성휴게소'의 호두과자도 빼놓을 수 없다. 바삭한 식감과 알찬 팥소로 이름을 알린 후, 치즈 크림과 카야잼을 넣은 신메뉴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 외에도 옥산휴게소, 금강휴게소, 서산휴게소 등 충청권의 많은 휴게소들이 저마다의 개성과 맛을 자랑하는 호두과자를 선보이고 있다.

호두과자는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여행길의 추억과 따뜻한 정서를 담은 세대 간의 문화이기도 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풍겨오는 갓 구운 고소한 냄새, 종이봉투를 받아 들고 따끈한 과자를 꺼내 먹던 순간은 한국인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 있다.

철 틀에서 지글지글 익어가는 호두과자의 소리와 냄새는 오감을 자극하고, 그 안에 담긴 추억은 도로 위의 작은 위로로 다가온다. 앞으로도 호두과자는 철 틀의 온기와 함께 소중한 기억을 구워내며, 세대를 뛰어넘은 국민 간식으로서의 자리를 지켜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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