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도시’였던 춘천이 ‘호반의 도시’로 불리게 된 것은 의암댐 건설로 의암호가 생기면서부터다. 춘천의 서쪽에 자리한 의암호는 북쪽의 춘천호, 동북쪽의 소양호와 더불어 춘천을 낭만적인 도시로 만들었다.
의암호 나들길도 전국적으로 이름난 여행 코스지만, 풍경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어 카누를 타기로 했다. 물결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며 바라보는 풍경은 분명 육지에서와는 또 다른 표정일 테니까.
춘천 물레길은 카누 전문 레저시설로, 의암호에서 1~2시간 내외의 다양한 코스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생태공원길’, ‘물풀숲길’, ‘철새둥지길’, ‘중도종주길’, ‘스카이워크’ 등 총 다섯 가지 코스 가운데 중도유원지와 민물고기 자연양식장, 물풀 생태계길을 지나는 ‘물풀숲길’을 선택했다.
송암레포츠타운의 물레길 사무국에서 구명조끼를 챙기고, 나무 패들을 든 채 선착장으로 향했다.
조용히 떠 있는 카누들. 푹신한 좌석에 앉아 천천히 패들을 밀자, 잔잔한 물살을 가르며 배가 나아갔다. 안전요원이 탄 모터보트가 멀찍이 뒤따르고, 노를 저어가며 호수 위를 미끄러지듯 이동하는 기분은 그야말로 유영 같았다.
물가 풀숲에서는 새하얀 백로가 날갯짓을 하고, 수면 위로 튀어 오르는 물고기들이 투명한 호수를 수놓는다. 초록빛 숲과 하늘, 물결 이는 호수는 마치 수채화처럼 은은한 풍경을 그려낸다. 6월의 싱그러움이 온몸을 감싸고, 나지막한 물소리와 바람 소리, 햇살의 반짝임이 더없이 호사로운 순간을 선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