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TH SeAH

PDF 보기

  • 세아 뉴스룸2

    별빛 아래 울려 퍼진
    사랑과 운명의 노래

    - 2025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음악회

    별빛 아래 울려 퍼진 사랑과 운명의 노래

    - 2025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음악회

    초여름 밤공기 속, 미루나무와 대나무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야생의 풀과 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야외공연장이 나타난다. 지난 5월 23일과 24일, 부산 F1963 야외공연장에서 '2025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음악회'가 열려 시민들에게 또 한 번 잊지 못할 밤을 선사했다. 올해 작품은 도니제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로, 별빛 아래 펼쳐진 비극의 선율이 관객들의 마음을 적시며 깊은 감동을 전한 특별한 시간이었다.

    별빛 아래 울려 퍼진 사랑과 운명의 노래 자연 속에서 만나는 오페라의 진수

    세아이운형문화재단과 문화재단 1963이 함께 마련한 네 번째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음악회’가 지난 5월 23일과 24일 저녁 7시 30분, 부산 F1963 야외공연장에서 개최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석 무료 초청으로 진행된 이번 공연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매진되는 뜨거운 관심 속에 성황을 이뤘다.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음악회’는 이운형 선대회장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뜻을 이어가며, 지역민들에게 격조 있는 클래식 공연을 선물하는 대표적인 메세나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역시 수많은 관객이 자연과 오페라가 어우러진 무대에서 명작을 감상하며 초여름 밤의 낭만을 만끽했다.
    이번 무대에 오른 작품은 이탈리아 벨칸토 오페라의 거장 가에타노 도니제티(Gaetano Donizetti)의 ‘람메르무어의 루치아(Lucia di Lammermoor)’다. 스코틀랜드 작가 월터 스콧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19세기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사랑과 집안의 대립, 비극적인 운명이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작품은 가문의 명예와 권력을 지키려는 오빠 엔리코 애슈턴이 여동생 루치아를 권력자인 아르투로와 강제로 결혼시키려 하며 시작된다. 그러나 루치아는 가문의 적이자 자신의 연인인 에드가르도와 비밀리에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이를 알게 된 엔리코는 루치아에게 애드가르도가 그녀를 배신했다는 거짓 편지를 보여주며 속이고, 결국 루치아는 원치 않는 결혼을 치르게 된다.
    결혼식 직후, 충격과 절망에 빠진 루치아는 정신이 혼미해져 ‘광란의 아리아’를 부르며 아르투로를 살해하고, 끝내 자신도 생을 마감한다. 루치아의 죽음을 알게 된 에드가르도 역시 절망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막을 내린다.

    무대의 별, 관객의 환호

    이번 공연 역시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이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함께했다. 연출은 섬세한 인물 심리 묘사로 호평받는 윤상호 연출가가 맡았고, 지휘는 데이비드 이가 이끌었다. 주인공 루치아 역에는 세아이운형문화재단 후원 인재인 소프라노 문현주가 출연했다.

    지난해 ‘리골레토’의 질다 역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녀는 이번에도 섬세한 감정 표현과 폭발적인 고음으로 관객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에드가르도 역은 테너 손지훈이 맡아 열연을 펼쳤고, 엔리코 역은 바리톤 안정민이 맡아 극의 몰입감을 더했다.


    이번 음악회는 합창과 오케스트라, 현대무용이 어우러지며 더욱 풍성한 무대를 완성했다. 노이오페라 코러스는 국내 유수의 오페라 무대와 클래식 공연에서 활약해온 전문 합창단으로, 오페라 특유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강점을 지니고 있다. 이번 ‘람메르무어의 루치아’에서도 극적인 순간마다 섬세하고도 힘 있는 코러스로 장면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한경아르떼필하모닉은 클래식 본연의 깊이와 현대적인 감각을 아우르며 국내외 오페라와 협연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중인 교향악단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특유의 세밀한 표현력과 균형 잡힌 음향으로 극의 분위기를 탁월하게 이끌었다.
    오페라와 현대무용의 협업을 선보인 안다미로아트컴퍼니 역시 예술적 풍성함을 더하며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별빛과 선율로 채운 부산의 밤

    세아이운형문화재단은 2015년부터 대중이 쉽게 접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오페라 작품을 엄선해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오페라 버킷’을 선보여 왔다. 2022년부터는 문화재단 1963과 함께 부산에서 야외 오페라 음악회를 개최하며, 보다 많은 시민들에게 오페라의 감동을 전하고 있다.
    공연을 마친 세아이운형문화재단 박의숙 이사장은 “올해도 부산 시민들과 아름다운 오페라의 밤을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예술을 통해 마음을 울리고 위로하는 시간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문화재단 1963 위미라 이사장은 “이번 음악회가 부산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가까이하는 도시로 성장하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자연과 사람, 명작이 어우러진 2025년의 특별한 음악회. 그날 밤의 선율과 감동이 관객들의 마음 속에 오래도록 남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