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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 명예의 전당
버려지던 것을
다시 가치 있는 것으로세아창원특수강 세아업적상 금상 수상팀
버려지던 것을 다시 가치 있는 것으로
세아창원특수강 세아업적상 금상 수상팀
철강산업은 지금 '삼중고'를 지나고 있다. 무역 장벽은 높아지고, 환경 규제는 촘촘해졌으며, 원자재 가격은 끊임없이 요동친다. 특히 특수강에 필수적인 니켈(Ni)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가격 변동의 파고가 곧바로 경영 부담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생산 현장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었다. 산세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오니(산세 슬러지)'와 제강 공정의 '분진', 그리고 설비에서 쏟아져 나오는 '폐자재'였다. 과거에는 비용을 들여 매립하는 수밖에 없던 골칫덩어리들.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립 비용마저 치솟아, "비싼 원료를 사서 쓰고 남은 찌꺼기는 다시 비싼 돈을 들여 버리는" 이중 구조가 고착화되기 시작했다.
버려야 할 것에서, 얻어야 할 것을 찾다
세아창원특수강 업적상 수상팀의 출발점은 단순했다. "돈을 주고 버려야 하는 폐기물에서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자재를 얻을 수는 없을까?"
이 질문이 '니켈을 회수하는 기술 혁신'과 '폐자원 업사이클링의 재활용 관리혁신'이라는 두 과제를 하나로 묶었다. 그리고 세아창원특수강 업적상 수상팀은 오랜 도전 끝에 '지속 가능한 원료 순환 시스템(Green Up-Cycling 기술)'이라는 혁신적인 답을 만들어 냈다.
기술 혁신의 핵심은 산세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수오니와 폐배터리 부산물을 결합해 고품위 니켈 원료로 재탄생시키는 데 있다.
서영우 과장은 "처음은 '폐수오니를 재활용해보자'는 작은 아이디어였다."고 말한다. 폐수오니는 매립이 유일한 처리 방식으로 여겨졌고, 높은 매립비용 역시 당연한 부담으로 받아들여졌다. 이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선행 연구가 시작됐고, 외부 기관과의 협업을 거치며 아이디어는 '니켈 회수'라는 구체적인 기술 개발 과제로 발전했다.
5년간의 연구 끝에 업적상 수상팀은 '폐기물 속 니켈'을 산업 원료로 환원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원료비와 매립량을 동시에 줄인 혁신적인 성과였다.
폐수오니에서 Fe, Al 등 불순물은 정제·침전시키고 니켈만 침출한 뒤, 폐배터리 부산물을 함께 처리해 회수율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결합 공정은 상용 사례가 매우 드물었다.
기술의 원리를 가장 쉽게 풀어준 이는 이민재 사원이다. 니켈 회수는 복잡한 화학 반응처럼 보이지만, 단순화하면 녹이기(침출), 걸러내기(여과), 굳히기(정제·회수)의 3단계로 정리된다. 먼저 폐수오니와 폐배터리 부산물에 황산을 더해 니켈을 용액 속으로 녹여낸다. 이후 필터프레스를 통해 불순물을 분리해 니켈이 녹아 있는 용액을 얻고, 마지막으로 가성소다로 pH를 조절하면 니켈이 고체로 침전된다. 이를 다시 여과하면 제강에 투입 가능한 니켈 원료가 남는다.
그러나 실제 조업에 투입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초기 생산품은 제강 원료로 사용하기에 형태가 부적합했고, 성분 안정성과 투입성 측면에서도 이중의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업적상 수상팀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박민기 사원은 "형상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각오로 함수율이 높은 니켈 부산물 처리를 위해 건조 프로세스를 도입했고, 수차례 테스트 끝에 부서지지 않는 최적 배합비의 브리켓을 찾아냈다"고 말했다. 실패를 '데이터'로 삼아 문제를 해결한 현장의 태도가 설비 안정화를 이끌었다.
공영성 사원에게도 잊지 못할 장면이 있다. 가동 안정화 단계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필터프레스 슬러지 투입 배관 파손이다. "수리하고 돌리면 또 터지는 상황이 반복됐다."는 그의 말 속에는 현장의 고충과 고단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슬러지를 온몸에 뒤집어쓰며 밤을 지새운 날들은 설비 이해도를 한층 높인 성장의 과정이기도 했다.
홍민석 팀장은 "누군가 한 명이 잘해서 된 것이 아니라, 각자의 분야에서 한 분 한 분이 역할을 끝까지 해냈기에 현재의 실적이 가능했다."며 이 과정을 '협업'이라는 단어로 정리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생산 조건을 맞추고, 밤을 새워가며 설비를 최적화하고, 생산된 제품과 원료를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며 끝까지 해답을 찾아온 팀원들. 세계 최초라는 말의 뒤편에는 결국 끝까지 문제를 붙잡고 놓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다.
분진과 폐자재까지, '순환'의 범위를 넓히다
이 같은 기술 혁신에 재활용·관리 혁신 성과가 더해지며 '지속 가능한 원료 순환 시스템'은 완성됐다.
정은우 팀장은 전기로 기반 제강의 본질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기로는 스크랩을 주원료로 사용해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지만, 세아창원특수강은 '특수강'이라는 숙제를 안고있다. 성분과 품질 요구가 까다로워 합금철과 스크랩 사용 비중을 조정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
팀은 전기로 무산소 기술과 연계해 STS 스크랩 사용 비율을 확대하고, 수급이 불안정했던 316 스크랩의 구매를 적극 확대했다. 여기에 자가철 사용 확대, 신규 강종 스크랩 개발을 병행해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최적의 원료 사용 방안을 마련했다.
또 하나의 축은 버려지던 부산물을 제강 원료로 되돌리는 일이었다. 제강 공정에서 발생하는 스테인리스 분진을 활용해 폐수오니·분철·바인더와 혼합해 브리켓 형태로 만든 뒤 외부 용융 과정을 거쳐 ECO Metal로 제품화했다. 이를 다시 전기로에 직투입해 Ni·Cr·Fe를 회수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여기에 공장 내 폐모터, 폐전선, 폐라디에이터, 폐구리, 폐초경 등 각종 폐자재도 성분별로 선별 및 포장해 직투입하는 프로세스를 정립했고, 그룹사에서 발생하는 폐자재까지 재활용하는 순환 체계를 구축했다.
업사이클링은 구호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수치와 검증을 통해 가치가 증명될 때 비로소 성과가 된다.
김용휘 팀장이 들려준 에피소드는 이를 잘 보여준다. 모터 등 설비 부품을 분해해 회수 가능한 구리량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직접 분해하지 않고는 정확한 양을 파악할 수 없었다. 이에 일일이 부품을 해체하며 '마력당 구리량'과 같은 자체 기준을 수립했다. 이렇게 도출한 기준을 토대로 자원 확보 목표를 설정하며 업사이클링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냈다.
업사이클링 대상 자재를 찾고 회수하는 과정에는 현장 직원들의 참여가 더해졌다. 주말에도 분해와 선별 작업이 이어졌고, '폐기물'로 여겨지던 것들은 제강 원료로 다시 태어났다.
김용휘 팀장은 "버려지거나 헐값에 매각되던 자원을 우리 손으로 가치 있게 만들었다는 자긍심이 팀 전체에 확산됐다."고 말한다. 하나의 성취가 더 큰 도전을 이끄는 동력이 된 순간이었다.
거리낌 없는 소통, 빠른 실행 그리고 분석의 힘
정재영 과장은 이번 성과의 비결로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소통'과 '실행력'을 꼽는다. 매월 1회 이상 정기 회의로 방향을 점검하되, 일상에서도 과제를 본업과 동일선상에 두고 고민했다. 논의는 빠르게 결정으로 이어졌고, 결정은 곧바로 현장의 실험과 데이터로 연결됐다.
이민재 사원이 약품 공급망을 구축하고 원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규 공급사를 발굴한 것, 박민기 사원이 건조ㆍ브리켓 가공 프로세스를 구축해 형상 문제를 해결한 것, 김동욱 과장이 합금철 원료의 Mix 최적화를 추진한 것 모두 같은 결의 실행이다. 각자의 과업은 달랐지만 목표는 하나였다.
서영우 과장과 이희재 연구원은 프로젝트의 숨은 공로자로 김호경 공장장과 신남도 센터장을 꼽았다. 초기에는 용해성, Pick-up 등 여러 문제로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가야 할 방향과 해야 할 일"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팀을 흔들리지 않게 했다. 이와 함께 Ni 회수 설비 초기 핵심 멤버로 소형생산실 김종호 실장, 메탈공정연구그룹 권용달 그룹장, 혁신센터 박재완 부장을 함께 언급했다.
이들은 저원가 Ni 원료 확보를 위해 초기 Ni 농축 연구과제 수행과 Ni 부산물 설비 투자 검토 등 양산체계 구축 전반을 설계했으며, 설비 도입 이후에도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Ni 회수설비가 안정적으로 양산체계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시험관리팀의 지원은 '기술의 언어'를 '신뢰의 수치'로 바꾸는 과정이었다. 습식 제련 제품 분석은 기존 건식 제련 중심의 분석 환경에서 낯선 영역이었지만, 검량선 수정과 외부 검증을 반복하며 니켈 원료 성분 분석의 정합성을 확보했다. 그 결과 품질에 대한 신뢰 역시 단단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새로운 사업 모델로의 확장
지금까지는 '만든 것을 내부에서 소진하는' 단계였다면, 앞으로는 외부 판매가 가능한 사업 모델로의 확장에 초점을 맞춰 프로젝트를 심화시켜 나가는 것이 업적상 수상팀의 계획이다.
이희재 연구원은 Ni 회수설비의 자생력 확보를 위해 신규 아이템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순한 부산물 처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외부 전문 기관과 협업해 NiㆍCo 함유 부산물을 회수설비에 적용하고, 이를 고품위 배터리 원료로 전환·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업적상 수상팀은 Ni 부산물과 AOD 분진을 혼합해 Fe-Ni 제조공정 원료로 활용하는 Upcycle 프로세스를 설계함으로써, 사내ㆍ외 자원을 연계한 효율적인 원료 순환 모델을 구축할 방침이다.
홍민석 팀장은 "우리가 만든 제품을 외부 니켈 수요 업체에 판매하는 프로세스를 구축하는 것이 향후 핵심 과제"라며 목표를 분명히 했다. 또한 다음 단계 역시 협업을 통해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번 업적은 '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꾼 기술과 운영의 완성'이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된다. 폐수오니, 제강 분진, 폐자재는 더 이상 매립장의 부담이 아니라 원료 순환의 출발점이 됐다.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끈 것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될 때까지 놓지 않는' 현장의 태도였다.
인터뷰 말미에서 홍민석 팀장은 이렇게 말했다. "이번 업적은 누군가의 번뜩이는 아이디어 하나로 이루어진 성과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을 끝까지 책임져 준 모든 분들의 열정과 노력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입니다."
버려지던 것에 다시 가치를 부여한 이들의 도전은, 세아창원특수강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단단한 발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