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물성 (物性) 에서 찾은 통찰
DURABLE
CONT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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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
견고한 품질이 답이다 -
투영
견고한 품질경쟁력 위에 세워가는
든든한 미래
- 세아창원특수강 품질보증팀 -
세아 뉴스룸1
글로벌 시장 넓히는
세아베스틸지주 · 세아창원특수강,
美 특수합금 생산 법인 설립 -
세아 뉴스룸2
오늘 하루의 약속, 챙기셨습니까?
안전을 약속하는 곳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안전체험관 -
세아 뉴스룸3
청년 창업에 날개를!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제 3기 커리어 챌린지 장학생 선발 -
함께의 가치
부산물을 활용한 스크랩 대체재 개발,
탄소중립 시대의 활로를 열다
세아베스틸
세아업적상 은상 수상팀 -
세계 속의 세아
끊임없는 시장 개척과 변신을 통해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다SeAH Steel U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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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교양수업
직장인 증후군 차단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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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는 지금
높아지는 탄소무역장벽에
대응하는 우리 기업의 자세 -
에코 패밀리
집을 아름답게 가꾸듯
자연을 보살피고 싶은 마음세아네트웍스 진유림 매니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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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아끼는 여행
이 여름, 해안을 따라 걷는 휴가
거제 남파랑길
과거 웹진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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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
무엇으로 경쟁할 것인가?
견고한 품질이 답이다글. 김연성 인하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세상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으로 불리는 4차 산업혁명은 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은 무엇으로 경쟁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해결의 실마리를 고객에서 찾아본다. 고객 없이 기업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원천은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거나 초과하는 것’에 있다. 이를 두고 ‘품질’이라 정의한다. 품질, 그것도 견고한 품질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경쟁력을 만들어 내는 바른길이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변화한다는 사실뿐이라는 말이 정말 실감 나는 세상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의 삶은 크게 변화했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은 대표적인 4차 산업혁명 기술로 꼽히는데,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기업의 경영은 물론 우리의 일상까지 한결 달라지고 있다. 이렇게 급변하는 세상 속에서도 지속 가능한 성장과 발전을 이어가는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일까?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고 세상의 변화에도 견뎌내며 새로운 성장과 발전을 이어가는 기업의 특징을 세 가지로 꼽아 보았다. 첫째, 고객들이 이 기업과 거래하고 싶어 적극적으로 나선다. 둘째, 인재들이 이 기업에 취직하고 싶어서 줄을 선다. 셋째, 투자자들이 이 기업에 기꺼이 투자를 한다. 고객, 직원, 주주로부터 모두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업은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까?
바로 우리가 일상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는 단어, ‘품질’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품질이란 ‘고객의 기대를 충족하거나 더 나아가 그 기대를 초과하는 상품 또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며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기업들 중에는 철강을 비롯해 반도체, 자동차, 가전, 조선, 방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품질로 승부를 걸어 성공한 사례가 많다.
“나는 품질본부장!” 이 한마디가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을 월드 클래스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인도 첸나이 공장을 방문한 정몽구 회장은 스스로를 품질본부장이라 칭하며 품질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품질 수준을 높이지 않고서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신차 품질 지수는 물론 내구 품질 지수와 같은 객관적인 품질 지수에서 1위를 하는 자동차를 만들어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의 신(新)경영은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만들어내는 초석이 됐다. 여기서 신경영의 다른 이름은 질(質)경영이었다. 양 위주의 경쟁에서 질 위주의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된 결정적인 변화였다. 그 이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삼성은 초일류에 이어 초격차를 만들어냈다. 그 기반은 바로 품질에 대한 중시였다. 이는 품질 4.0의 선도적인 실행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그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백 개 중 하나만 불량이어도 소비자는 전체 제품이 불량이라 느낄 수 있다며, 품질의 중요성을 경영의 기본으로 삼았던 LG그룹은 가전 업계를 선도하며 전에 없던 새로운 제품으로 고객의 기대를 초과하여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이러한 정신과 철학은 오늘날 창원의 LG전자 냉장고 생산 공장이 세계경제포럼(WEF)이 세계 제조업의 미래를 이끈다는 의미로 선정하는 ‘등대 공장’이 되는데 기반이 되었다.
글로벌 1위 조선업에서도 품질은 너무나 중요한 이슈이며, 세계 각국에서 환영받는 K-방산의 성공 요인도 바로 품질이다. 경쟁자보다 더 좋은 품질의 선박과 무기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아무리 가격이 저렴하다고 해도 계속 팔리지는 않을 것이다.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선박이 고장 나서 표류하거나, 전쟁 중 자주포나 전차가 작동되지 않는다면 고객은 절대 선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1865년 창립된 밀리켄&컴퍼니(Milliken & Company)는 그동안 혁신을 거듭하며 발전해 왔다. 처음엔 목화로 면직물을 만들어 식탁 테이블보 등을 만드는 전통적인 미국 남부의 섬유회사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지속적인 R&D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내면서 화학제품, 바닥재, 카펫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이 회사는 직물, 바닥재, 화학 및 의료 사업 등에서 수천 개의 특허와 응용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큰 성과를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뉴스위크와 베스트 프랙티스 연구소(Best Practice Institute)가 공동으로 선정하는 ‘2024 가장 사랑받는 전 세계 100대 직장’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기반에는 미국의 국가품질상인 ‘말콤 볼드리지(Malcolm Baldridge National Quality Award) 국가품질상’과 일본 제조업의 상징인 ‘TPS 품질상’을 수상하는 등 무결성과 우수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품질 경영이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들은 ‘품질은 결코 타협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 그 무엇보다 품질이 우선돼야 하는 이유는 바로 고객의 관점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이 생산한 제품 중 하나라도 불량이 발생하게 되면, 그것을 선택해 사용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전부가 불량인 셈이다. 따라서 절대로 불량을 만들어내지 말아야 하며 품질은 타협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결심과 결단이 필요하다.
고객들의 기대 수준이 점점 더 높아지고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고객이 원하는 품질 수준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면 고객은 주저 없이 해당 제품을 선택할 것이다. 기업은 이를 위해 늘 고심하는데, 그 해결의 실마리는 역시 변화하지 않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기업의 품질경영은 이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품질경영도 변화하고 있으며, 이를 품질 4.0이라고 부른다.
품질 4.0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동안의 품질경영에 디지털 전환을 접목해 품질의 면모를 새롭게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불량이 아예 발생하지 않게끔 예방 관리할 수 있고, 혹시나 제품 사용 단계에서 불량이 발생하더라도 빠르게 대응 관리가 가능하며, 품질을 중시하는 기업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품질 4.0의 핵심 사항이다. 불량 여부를 미리 파악해 조치를 취하고, 고객이 사용하는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그 원인을 바로 찾아 고칠 수 있는 상황을 품질 4.0 환경에서 만날 수 있다.
품질 4.0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현재 상황을 먼저 면밀하게 진단하여 우리는 지금 어디쯤 있는지 파악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우리가 가고자 하는 목적지의 모습을 그려보고 현재의 모습과 비교 분석을 잘 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목표 달성을 위한 작전을 수립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모습을 구체화할 지표를 설정하여 관리해 나가야 한다. 이는 다른 분야에서의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저 선언하고 기다리고 지켜보는 것만으로는 우리가 원하는 모습이 저절로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래는 이미 우리 곁에 있다. 단지 누군가는 이미 그것을 맞이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아직 준비하지 않았을 뿐이다. 앞서 살펴본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은 이미 품질 4.0을 실현해 나가고 있지만, 다른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 중인 듯하다. 품질 4.0은 이미 지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의 현장에서 실현되고 있지만, 아직 그 실상을 파악하지 못한 기업에서는 가능성을 의심하며 지켜보고 있다.
마차를 연결한다고 기차가 되는 것이 아닌데, 자신이 알고 있는 마차로 잘 알지 못하는 기차를 상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하던 대로 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길 기대하긴 어렵다. 세상이 변화하고 있으니 방식을 달리하여 대응해야겠지만 변화하지 않는 것은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거나 초과하기 위한 품질을 대하는 생각과 결단이다.
품질은 참 오래된 숙제와 같다. 아주 깔끔하게 풀어 해결하고 싶은 숙제이기도 하다.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달라졌다면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품질로 대응해야 한다. 이것이 품질 4.0이며, 디지털 전환 시대의 품질경영이다. 이를 위해 먼저 품질 4.0에 대한 이해와 이를 잘 적용하고 있는 기업의 사례를 분석하고 우리가 진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한 후,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찾아봐야 할 것이다.
투영
견고한 품질경쟁력 위에 세워가는
든든한 미래세아창원특수강 품질보증팀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석을 잘 다지는 것이다. 진정한 집의 가치는 비싸고 좋은 외장재를 쓴다고 해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초석이 기둥으로부터 전달되는 건물의 무게를 잘 지지해 줄 때, 안전하고 안락한 집에서 행복한 미래를 꿈꿀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의 발전을 지탱하는 초석은 무엇일까? 그 답이 품질이라는 데 이견을 가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견고한 품질 경쟁력을 통해 세아창원특수강의 미래를 든든히 세워가는 사람들. 고객 만족을 위해 제품의 품질에 대한 관리, 보증, 향상을 책임지는 품질보증팀을 만나봤다.
제품 생산의 A부터 Z까지 검토하는 품질보증 업무
세아창원특수강 품질보증팀의 역할은 이름 그대로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다. 품질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현상을 사전에 파악하여 생산 및 연구 파트에 신속 정확하게 전달하고, 각 파트에서 마련한 개선 대책에 대해 유효성 검증을 수행하는 업무, 선공정의 이상 발생을 인지 및 조치해 후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품질 문제를 예방하는 업무, 이상품 발생 시 적절한 사용 방안 검토 및 관련 지원을 통해 품질 실패 비용을 줄이는 업무, 제품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 시험 판정과 검사 기준을 관리하고 표준화하는 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항공, 방산 등 신시장에 적용되는 신규 강종에 대한 보증 범위 검토도 품질보증팀의 임무다.
“품질보증팀은 세아창원특수강에서 생산하는 소재와 제품들이 양호한 품질로 공급되는지 확인해 비용 절감, 생산 효율성 증대, 고객 신뢰 제고를 달성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세아창원특수강이 진정한 글로벌 소재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팀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외부적으로는 유관 부서와의 협업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강병무 팀장의 말에 업무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진다. 최근 신규 강종에 대한 생산 요청이 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품질보증팀의 업무 영역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품질이 곧 회사의 경쟁력이고 미래 기회를 창출하는 바탕이라는 생각으로 품질보증팀을 이끌어가는 그다.
1. 품질보증팀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을 둘러보고 있다.
품질보증 업무의 핵심, 전문성과 소통
세아창원특수강 품질보증팀은 강병무 팀장을 주축으로 공구금형강을 담당하고 있는 김세영 과장, 탄소합금강 및 방산품을 맡고 있는 염수민 과장, 항공우주산업 향 특수 합금 업무를 수행하는 조진규 과장, 무계목강관을 책임지는 김승철 대리, STS 선재·STS 소형봉강·특수합금 선재·STS 빌렛 담당인 주재빈 대리, 강관 및 강관 원재 부분을 수행하는 원성민 대리, STS 소형환봉과 선재를 맡고 있는 이주환 대리, STS 환봉·평강·단조 블럭·빌렛 제품을 담당하는 노은우 사원, 탄소합금강을 담당하는 이형훈 사원까지 팀원마다 특정 제품을 맡아 철저한 품질 관리를 수행하고 있다.
“품질 관리에 있어서는 검사 자체뿐만 아니라 검사에 대한 정합성을 검증하는 것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파괴검사기를 통해 불량 여부를 검사하는 경우, 그 검사 결과가 정확한지, 검사가 제대로 이뤄졌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염수민 과장은 이에 더해 검사원들, 즉 품질보증 팀원들의 역량 강화를 통해 검사의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고 소개한다. 이렇듯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품질 관리를 위해 만족을 경계하는 품질보증팀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격주 단위로 생산 및 연구 파트와 정기적으로 티타임을 갖는 등 소통 채널 강화에 힘썼습니다. 현재도 사내 원활한 소통을 통해 유의미한 품질 정보 및 현안 이슈를 신속하게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부적합 대상에 대한 시정 조치 프로세스를 정착시키기 위한 활동도 전개하고 있습니다.”
2. 시료를 분석하는 팀원들
3. 팀원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유관 부서와의 협업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강병무 팀장
이형훈 사원의 설명처럼 품질보증팀은 견고한 품질을 실현하는 데 있어 ‘소통’에 방점을 두고 있다. 원인 분석부터 대책 수립, 유효성 검증에 이르는 프로세스를 진행할 때도 유관 부서와의 협력을 통해 불량 최소화 달성 및 실패 비용 절감을 이뤄 나가고 있는 품질보증팀이다.
“무계목강관 중 S30432(Super 304H)라는 보일러 튜브가 있어요. 입사 당시 여러 화력발전소의 S30432 적용이 증가하는 추세였고 우리 회사도 이에 맞춰 개발을 완료했지만, 양산 과정에서 안정적인 품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생산, 품질, 개발 담당자들이 협력해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를 발굴하는 데 집중했고, 결국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안정적인 품질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9년간 무계목강관 품질보증을 담당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떠올리는 김승철 대리. 경험만큼 분명한 것은 없다. 품질보증팀의 팀원들은 소통을 통해 이룬 성과의 경험을 토대로 또 다른 성과들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4. 엄격한 품질 관리 속에 생산돼 납품을 앞둔 제품
5. 강한 책임감으로 철저한 품질 관리를 수행하고 있는 품질보증팀
믿음직스러운 그들의 단단한 내공
물론 애로 사항도 많다. 품질보증팀은 세아창원특수강이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고객사에 공급되기 직전, 공급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업무를 책임지고 있기에 전 부서의 역할에 대한 이해도와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사내외 품질의 중간 역할을 하고 있다는 책임감도 막중하다.
작은 결함이라도 품질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지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감을 느낀다는 원성민 대리는 “품질보증 업무는 생산 부서, 연구소와 함께 협업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에서 올바른 협업을 이끌어내야 하고 필요 시 적절한 압박도 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재빈 대리는 “품질보증팀 입장에서는 불량 지표가 중요하기에 수율이 떨어지더라도 고객이 만족할 만한 품질 수준을 확보하고 싶지만, 매출액 및 생산량 하락으로 연결될 수 있기에 딜레마에 빠지곤 한다”며 또 다른 애로 사항을 언급한다.
하지만 불량을 개선해 고객사에 좋은 품질의 제품을 인도할 때 느끼는 보람은 이전의 고민과 수고를 다 잊게 할 만큼 크다.
노은우 사원은 “부적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해 실패 비용을 줄이고 건전한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함으로써 만족을 이끌어 냈을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며 “그렇기에 품질 안정화 활동에 더 큰 사명감을 갖게 된다”고 말한다.
“우리가 제공하는 STS 제품이 항공, 해양, 원자력 등 다양한 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제품의 신뢰성과 성능을 보장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품질 문제를 식별하고 해결하는 과정에서 큰 보람을 느끼며 제 역량도 함께 향상되는 것을 느낍니다.”
6.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품질보증팀 인터뷰 현장
품질보증 업무를 통해 얻은 문제 해결 능력은 업무뿐만 아니라 개인의 성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하는 이주환 대리. 이처럼 품질보증팀의 역량 강화는 팀원들 개개인의 성장과 세아창원특수강의 성장을 함께 견인하는 선순환의 단초가 되고 있다.
“품질보증팀은 품질경영시스템(Quality Management System, QMS)의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품질 불량 발생 시 원인 분석-개선 대책 마련-유효성 검증의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체계화된 절차를 수립 중에 있습니다. 또한 팀원별로 원인 분석 기법(Root Cause Analysis)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품질보증팀의 계획을 전하는 조진규 과장이다. 특히 올해는 ‘시정 조치 프로세스 강화’를 통해 납기 준수 및 비용 절감 효과를 이끌어 내고, ‘품질 이상 재공 관리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해 불필요한 재공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고객이 요구하는 제품 품질 수준은 끊임없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제품을 생산하는 생산팀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량과 생산 속도다. 그러한 간극을 메우는 것이 품질보증팀 앞에 항상 놓여 있는 숙제일 것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품질보증팀은 그 차이를 좁혀 나가는 과정에서 시야를 넓히고 시각의 깊이를 더하며 성장하고 있다. 그들의 단단한 모습이 무척 믿음직스럽다.
세아 뉴스룸1
글로벌 시장 넓히는
세아베스틸지주 · 세아창원특수강,
美 특수합금 생산 법인 설립세아베스틸지주가 특수합금 생산 노하우를 보유한 세아창원특수강과 손잡고 미국 특수합금 시장에 진출한다. 특수합금은 생산 단계에서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만큼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세아베스틸지주와 세아창원특수강은 첨단 산업의 각축장이자 특수합금 수요가 가장 큰 미국 현지에 생산 법인을 설립함으로써 글로벌 시장 확대를 모색해 나갈 방침이다.
세아베스틸지주와 세아창원특수강이 공동으로 미국 현지 특수합금 시장 진출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세아베스틸지주는 미국 내 투자법인 '세아글로벌홀딩스(SeAH Global Holdings, Inc)'와 특수합금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SeAH Superalloy Technologies, LLC)'를 설립하고, 향후 2년간 미국 현지에 특수합금 생산 공장을 준공하기 위해 세아창원특수강과 공동으로 약 2,130억 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
이번 투자는 세아베스틸지주가 미국 특수합금 생산법인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640억 원을 투입하고, 특수합금 분야를 주력으로 영위 중인 세아창원특수강이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약 1,490억 원을 출자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특히, 세아창원특수강은 특수합금 생산 노하우를 바탕으로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의 생산 설비 구축 및 운영 등 프로젝트 전반을 주관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지주의 미국 특수합금 생산 거점이 될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는 오는 2026년 준공을 목표로 연간 6,000톤 규모의 특수합금을 생산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설비 라인 설계 및 물류 동선 등을 고려해 미국 텍사스주 템플시에 특수합금 생산 공장 부지도 확정했다.
특수합금은 니켈, 타이타늄, 코발트 등 합금과 철이 배합되어 급격한 온도 변화 및 지속적인 고온 노출 환경에서도 일정한 기계적 성질을 유지하는 소재로, 세아베스틸지주 자회사들의 기존 주력 강종인 탄소합금강 및 스테인리스강 대비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세아베스틸지주는 북미 특수합금 생산법인 설립을 통해 발전 및 플랜트 등 특수합금의 주요 수요 시장뿐 아니라, 항공·우주, 석유화학 등 신규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실제로 시장조사 전문기관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Allied Market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특수합금 시장 규모는 2021년 68억 달러에서 2031년에는 15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기간 동안 연평균 8.5%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특수합금은 생산 단계에서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등 진입 장벽이 높기로 정평이 나 있는 시장으로, 이번 투자는 첨단 산업의 각축장이자 특수합금 수요가 가장 큰 미국 현지에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세아베스틸지주는 동남아 및 중동, 북미 등 주요 대륙별 생산 거점 중심으로 글로벌 특수강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세아베스틸지주와 세아창원특수강의 미국 특수합금 생산 거점이 될 세아슈퍼알로이테크놀로지가 차질 없이 준공되어 세아의 또 다른 미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세아 뉴스룸2
오늘 하루의 약속, 챙기셨습니까?
안전을 약속하는 곳
세아베스틸 군산공장 안전체험관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것은 일순간이다. 오랜 시간 쌓여온 문제들이 단초가 되며, 회복에도 적지 않은 기간이 소요된다. 예방의 중요성을 수없이 강조해도 모자란 이유다.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은 중대재해 발생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안전체험관 건립을 추진, 최근 무사히 완공했다. 세아베스틸 안전체험관은 누구나 언제든 사고가 날 수 있음을 오감으로 경험하는 시설로, 10가지 체험을 통해 “나는 사고가 나지 않을 것이다”라는 타성을 “나도 사고가 날 수 있구나”라는 경각심으로 바꾸는 데 건립의 목적이 있다. 3개월의 설계 기간과 4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9월 4일 개관을 앞둔 세아베스틸의 안전체험관을 소개한다.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조성된 공간
세아베스틸 소방방재팀은 군산공장의 화재 진압 컨트롤타워 구축 및 비상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22년 11월 창설되었으며, 화재 예방법에 따른 화재 안전 및 위험물 안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안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예방이듯, 세아베스틸 소방방재팀의 주요 역할 역시 화재를 비롯한 안전사고를 미연에 차단하는 것이다. 이에 소방방재팀은 군산공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체험관 건립을 추진했다.
지상 2층, 약 495㎡ 규모의 본 안전체험관은 사고 방지를 위해 필요한 안전 수칙과 산업안전보건법의 주요 내용을 집중적으로 배우고 동료들과 함께 안전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공간으로, 특수강 생산 환경을 반영한 맞춤형 콘텐츠로 구성되어 있다. 최근 3년간의 재해 유형 분석과 직원 대상 공모를 거쳐 개발된 10개의 콘텐츠를 통해 체험 효과를 극대화한 공간인 것이다.
위험요소를 체험하고 예방방법을 익히는 프로그램
“오늘 하루의 약속, 챙기셨습니까?”
안전체험관에 입장한 교육생들은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받게 된다. ‘세이프티 가든’은 체험 전 교육생 정보를 등록하고 체험 후 퀴즈 및 설문조사를 실시하는 공간으로, 이곳에서 교육생들은 본격적인 체험에 앞서 각자 개인 정보를 입력하고 오늘의 약속이 무엇인지 상기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후 단계부터는 그 소중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예방해야 할 10개의 위험 요소와 그에 대한 안전 기준을 확인하는 형식으로 체험이 진행된다. 사다리, 개구부, 밀폐공간 등의 고소 작업을 비롯해 지게차, 크레인, 컨베이어 벨트, 고열, 안전 보호구, 전기 안전, 응급 치료를 테마로 다양한 연출 매체를 활용해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중 ‘고소작업’ 체험은 세아베스틸 소방방재팀이 매우 심혈을 기울인 콘텐츠다. 추락은 우리나라 사망사고 유형 1위로, 사다리나 크레인의 고소통로에서 특히 발생 위험이 높다. 교육생들은 2인 1조 작업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다리와 함께 전도되는 체험, 안전대를 착용하고 고소통로로 이동하다 개구부에 빠져 추락하는 체험을 통해 고소작업 시 사전에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배우게 된다.
밀폐공간에서의 안전 체험 콘텐츠도 체험자들에게 보다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위해 세심하게 설계됐다. 지하실이나 저장탱크 등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 다수 존재하는 밀폐공간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질식이다. ‘고소작업’ 코너에서는 밀폐공간 진입 전 안전조치 방법과 함께 밀폐공간에서 질식 환자 발생 시 구조 방법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 존재하는 계단 방식의 밀폐공간 진입도 경험할 수 있다.
‘지게차’ 코너에서는 지게차와 보행자가 충돌하는 경험과 불량 적재로 떨어진 중량물에 맞는 체험을 간접적으로 해보고, 지게차의 안전장치와 올바른 수신호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된다.
‘크레인’ 코너에서는 실제 세아베스틸 군산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유사한 무게와 형태의 중량물을 2줄 및 4줄 걸이로 운반하는 체험을 통해 올바른 리모콘 조작 방식과 안전장치, 중량물 낙하 위험에 대한 교육을 받게 된다.
이외에도 컨베이어 벨트, 고열, 안전 보호구, 전기 안전, 응급처치까지 모든 체험을 완료한 교육생들은 다시 ‘세이프티 가든’에 모여 설문조사에 참여한 뒤, 다른 교육생들과 오늘 느낀 점과 각오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진다.
세아베스틸을 넘어 지역사회의 안전문화 형성을 향한 계획
한편, 각 코너에는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어 체험자들이 QR코드로 교육 여부를 등록 시 전산을 통한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해당 콘텐츠와 관련된 안전 정보, 체험 과정, 사고 사례 동영상을 시청 후 체험에 임할 수 있다. 모든 과정을 마친 뒤에는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는데, 이 내용 또한 전산에 자동 등록된다. 키오스크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는 교육생 별 교육 효과 분석 및 향후 콘텐츠와 시스템 개선에 활용함은 물론, 세아베스틸의 안전 정책 수립에도 반영할 예정이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고경력자도 위험성을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다. 직원 평균 연령이 높은 점을 고려해, 체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성 검토에 초점을 맞춰 콘텐츠 컨셉을 수립하고 시스템을 구축했다.
본 안전체험관의 1차 수용 인원은 25명, 교육 시간은 2시간 50분으로 하루에 최대 50명을 교육할 수 있다. 이에 소방방재팀은 금년 내 50일에 걸쳐 자사 및 협력사 전체 인원 약 2,500명에 대해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향후에는 군산 지역 주민과 군산 산업단지 내 근로자들에게 안전체험관을 개방해 지역사회의 안전 문화 형성에 기여할 계획이다.
세아베스틸 소방방재팀 민상문 팀장은 “안전체험관은 교육과 체험을 통해 작업 환경에 존재하는 위험을 인식하고 안전 의식을 개선해, 자신의 안전뿐만 아니라 동료의 안전까지 지킬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이라고 설명하며 “안전체험관을 통해 ‘안전이 행복한 가족의 기초이자 모든 작업의 기본 상식’으로 자리 잡아 사업장 안전사고 감소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세아베스틸 소방방재팀 임창묵 과장은 “안전은 노력에 대한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기 때문에 안전 문화, 안전 인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안전 문화 체험관이 장기간에 걸쳐 위험 요소를 지속 발굴하고 제거 및 차단하는 토대가 되어, 굳건한 안전 문화 형성의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세아 뉴스룸3
청년 창업에 날개를!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제 3기 커리어 챌린지 장학생 선발창업에 관한 아이디어가 있어도 활동 비용 부담 및 네트워킹 부족 등으로 직접 도전해 보지 못하는 청년들이 적지 않다. 이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고 인재로 성장해 나아가는 발판이 되어 주고자,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창업에 뜻이 있는 청년들의 창업 준비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장학재단 최초로 2022년에 신설된 창업 준비 활동 수행 조건부 장학사업 ‘커리어 챌린지’가 바로 그것이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이 제3기 커리어챌린지 장학생 30명을 선발하고, 6월 28일 세아타워에서 장학 수여식을 개최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커리어챌린지 장학사업은 창업에 꿈을 가진 대학생이 창업 준비 과정에 요구되는 다양한 활동을 창의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학 제도이다.
커리어챌린지 장학생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 모집했으며, 창업 활동 수행 계획을 중심으로 서류 및 프레젠테이션 심사를 통해 최종 30명을 선발했다.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선발 순위에 따라 1인당 500만 원, 300만 원의 장학금을 차등 지원하고, 창업 활동 수행을 위한 지원과 함께 장학생 캠프, 장학생 교류 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은 장학생들의 프로그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커리어챌린지 프로그램 종료 후 수행 성과에 대한 콘테스트를 개최하고 추가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실제로 커리어챌린지 프로그램에 선정된 장학생들은 온라인 거래 플랫폼, 의류 브랜드, 교육 매칭 서비스 창업 및 청년 창업 관련 대회 수상 등 지난 2년간 다양한 성공 사례들을 배출하며, 청년들의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커리어챌린지 장학 증서 수여와 함께 명사 초청 청년 창업 특강, 참가자들 간의 네트워킹 행사 등이 진행됐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이태성 사무총장은 “창업이라는 험난한 여정을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뜻을 함께할 동료가 필요하다”며 “장학 혜택뿐만 아니라 장학생 간 교류 등을 통해 더 크게 성장해 나가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세아해암학술장학재단 이태성 사무총장(가운데)이 선발된 장학생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함께의 가치
부산물을 활용한 스크랩 대체재 개발,
탄소중립 시대의 활로를 열다세아베스틸
세아업적상 은상 수상팀2026년부터 EU는 ‘탄소국경조정세’를 도입하여 탄소 배출 제품의 수입을 규제할 계획이다. 탄소중립은 현재 EU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이 요구하는 수출 조건이기도 하다. 고로를 활용한 생산 방식으로 많은 탄소를 배출할 수밖에 없는 철강업계는 생존을 위해 탄소 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국내외 철강사들은 고로 생산 방식을 지양하고 전기로 투자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문제는 이와 함께 스크랩과 스크랩 대체재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아베스틸의 세아업적상 은상 수상팀은 이를 해결하고자 저가 철원과 부산물로 스크랩 대체재(BRM)를 개발하는 성과를 이뤘다. 이들을 만나 BRM 개발로 기대되는 효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1. 소통을 강조하는 업적상 수상팀의 회의 모습
2. BRM 시료를 분석하는 모습
3. 성과를 이루기까지 수도 없이 BRM을 생산하고, 투입하고, 결과를 분석하며 문제점을 개선해온 업적상 수상팀
버려지던 부산물을 스크랩 대체재 ‘BRM’으로
최근 국내외 철강사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철광석을 주원료로 하는 고로 방식에서 벗어나, 고철이나 스크랩을 활용하는 전기로 방식으로 생산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철광석으로 만드는 방식이 스크랩으로 만드는 방식보다 이산화탄소를 최소 4~5배 많이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생산 방식이 변화하자 세계 철 스크랩 수요는 폭발적으로 높아졌다. 이 때문에 철강사는 스크랩 원료 수급의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안정적 원료 수급에 갈증을 느꼈던 세아베스틸은 자사의 제강 공정부터 자세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제강은 물론 압연, 정정 가공까지 많은 공정에서 철 함량이 높은 스케일이 발생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철 함량이 높은데도 불구하고 실용적 활용 기술이 개발되지 않아 스크랩 대비 10% 가격 수준에 머무는 스케일. 이것을 전기로에 활용할 수 있다면 경제적 효과도 높고 안정적 공급원을 확보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이에 세아베스틸은 10여 년 전부터 공정연구1그룹 서석민 부장, 동반성장팀 박준석 부장, 1제강팀 박병희 부장, 2제강팀 박재경 차장, 공정연구1그룹 강희준 과장, 구매1팀 이현우 과장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프로젝트 팀을 꾸리고 ‘저가 철원과 부산물을 재활용한 스크랩 대체재, BRM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세아베스틸 공장에서 발생하는 밀스케일, 분진, 오니 등의 부산물을 선별, 건조, 가공하면 원료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 박준석 부장. 이번 프로젝트 팀의 리더를 맡은 박준석 부장은 전기로 조업성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탄소, 알루미늄, 규소 등의 환원제를 혼합하여 전기로 투입이 가능한 조개탄 형태의 BRM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한다. 내부 자원을 활용한 대체재 개발로 안정적인 원료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렇다면 BRM(Briquette for Reduced Metal)은 정확히 어떤 물질일까? BRM은 엄밀히 말해 스크랩이 아니다. 일반 스크랩은 90% 이상 금속 철로 이루어져 있는 반면, BRM은 주성분의 50%가 산화철로 구성돼 있어 금속이 아닌 광석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금속 철에 산소가 결합돼 있는 산화철을 철로 활용하려면 산소를 분리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 가스가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산화철을 그 상태 그대로 일반 전기로에 투입하면 높은 에너지 소비량과 과다한 가스 발생으로 이어져 전기로 조업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이를 모두 해결하기 위해 적절히 믹스한 BRM을 전기로에 넣어 조업할 수 있는 기술까지 개발해냈다고 서석민 부장은 자세히 설명했다.
4. 분석을 위한 시료 전처리 작업
5. BRM은 주성분의 50%가 산화철로 구성돼 있어 금속이 아닌 광석과 유사한 특성을 지닌다
이러한 시도가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다량의 가스가 발생해 조업성이 저하됐고 보일링 현상으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있어 시도를 중단해야 했다.
“이번에는 에너지 소모량과 가스 발생량이 낮은 발열 특성의 환원제를 적용했습니다. 실제 전기로에 BRM이 투입되기 전, LAB SCALE 테스트를 통해 효과적이고 경제적인 BRM 믹스를 만들어낼 수 있었어요.” 기존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설명하는 이현우 과장이다.
BRM을 개발했다고 해서 바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투입 방법에 따라 조업성과 에너지 소비량이 달라질 수 있었기에 시조업 테스트부터 조업성 테스트, 중장기 검증 테스트를 실시해,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기로 조업 기술을 구체화했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담당 부서의 사업화 타당성 검증을 거쳐 자원 순환 프로세스로 구축됐다.
“기술을 개발한 후 생산에 적용하기까지 꼬박 4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국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라 제대로 된 정보도 없었죠. 재료에 대한 지속적 공급, 재료 레시피, 관련 법규 검토, 실제 재료를 조합하여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까지 어느 하나 쉬운 것이 없었어요.” 박병희 부장의 말이다. 화염이나 용해의 어려움으로 인한 거부감과 낯선 소재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개발 완료 후 현장에 적용하는 일도 순탄치 않았다. 그러나 꼭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독려하고 의지하며 그 시간을 이겨낸 업적상 수상팀이다.
성공의 기반은 솔직한 소통과 투명한 논의
이들이 팀으로 묶인 지는 벌써 10년이 다 돼간다. 장기적 비전을 세우고 사업성을 검토해온 구 미래전략팀, 전기로 내에서의 효율적인 반응이 가능하도록 연구해온 공정 연구 1·2팀, 실질적 전기로 테스트를 통해 효과를 입증해온 1·2 제강팀, 테스트 효과 검증 후 BRM 공장의 설치 및 운영을 지원해온 자재관리팀이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역할들을 다해온 시간이었다. 그동안 수도 없이 BRM을 생산하고, 투입하고, 결과를 분석하고, 문제점을 개선해오며 팀원들이 강조했던 한 가지는 유기적인 소통이었다.
“열평형을 맞춰 설계했었는데 실제로 투입해보니 계산과 달랐던 적이 셀 수 없이 많았어요. 결과 값을 가지고 새롭게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거듭했죠. 돌이켜보면 모든 과정에서 논의가 투명하게 이뤄졌던 것이 가장 도움됐습니다. 잘되면 잘되는 대로 원인을 파악했고, 잘되지 않았을 때는 솔직하게 문제를 공유해 원인을 찾아 해결해 나갔어요. 부서가 달라 가끔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그래도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진 덕분에 이런 성공적인 결과를 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서석민 부장의 소감에 다른 팀원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ESG 경영 측면에서 보자면 제품 생산 시 발생되는 폐기물이나 부산물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도 기업의 지속성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예요. 지금까지는 부산물을 수집해 외부에 위탁 처리하는 방식으로 해결했는데요. 이번 프로젝트는 한 발 더 나아가 부산물을 재활용하는 것이니, 그만큼 업계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가 되는 거겠죠.” 박병희 부장의 설명에서 뿌듯함이 느껴진다.
BRM의 연구 개발은 아직 진행 중이다. 현재 이들이 개발해낸 것은 전기로 조업에 가능한 BRM 믹스 1세대, 지속적인 활용을 위해 경제성을 극대화시킨 BRM 2세대다. 후속 추진 중인 3세대는 에너지 소비량을 제로 수준까지 낮추는 것이다. 모든 원료를 재활용과 바이오매스로 충당하는 ‘탄소중립형 BRM’, 원료 자체를 부산물에 한정하지 않고 철광석을 활용하거나 그룹사 전체에서 발생하는 철원 함유 부산물을 활용하는 ‘원료 확장형 BRM’, 전기로 폐열을 활용해 BRM을 예열 후 전기로에 투입하는 공정 등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들도 개발하고 싶은 기술 목록에 빠짐없이 올라가 있다.
성취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탐구와 새로운 프로젝트 발굴에 머리를 모으고 있는 업적상 수상팀. 지칠 줄 모르는 이들의 도전에 건투를 빈다.
6. 끊임없는 탐구와 새로운 프로젝트 발굴에 머리를 모으고 있는 업적상 수상팀
세계 속의 세아
끊임없는 시장 개척과 변신을 통해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다SeAH Steel UAE
개척의 길은 험난하다. 경험한 적 없는 수많은 변수가 기다리고, 도움을 청할 곳도 드물기 때문이다. 2010년 세아제강지주가 중동 시장에 진출하며 설립한 SeAH Steel UAE(SSUAE)의 시작도 그랬다. 중동 내에서 대구경 후육관 제품 생산 및 판매 회사로서는 유일하게 한국 회사가 투자한 SSUAE가 사막 한가운데 새로운 미래를 써온 지 13년. 법인 설립 후 삼성엔지니어링과 함께 ‘TAKREER 프로젝트’에 참여해 강관을 공급한 이래, 현재까지 수많은 국내외 프로젝트를 통해 고품질 강관을 공급하며 기회의 시장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SSUAE의 소식을 들어본다.
중동 시장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진기지
라스 알 카이마(Ras Al Khaimah)는 인구 약 30만의 작은 도시로, 아랍에미리트(UAE)를 구성하는 7개 토후국 중 최북단에 위치하며 여름 기온이 40°C~55°C에 이른다.
이 뜨거운 도시에 위치한 SSUAE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MENA)을 중심으로 플랜트용 강관과 구조용 강관, 오일 및 가스 수송용 강관 등을 생산 및 판매하는 대구경 강관 전문 회사다. 현재 사무기술직 29명, 현장기능직 76명 등 105명의 직원이 생산부문과 관리부문, 영업부문에서 근무하고 있다.
“SSUAE는 영업, 생산, 관리를 담당하는 총 4명의 주재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6년 세아제강에 입사 후 수출 3팀에서 중동 지역 수출을 담당했고, 2021년 여름 SSUAE 영업팀으로 파견돼 유정용 강관 및 압력배관용 강관 영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머나먼 UAE로부터 도착한 전호연 대리의 이메일에는 중동의 열기와 에너지가 담겨 전해지는 듯했다.
그의 소개에 따르면 2011년 3월 설립한 LSAW(Longitudinal Submerged Arc-Welding) 공장은 라스 알 카이마의 알 가일(Al Ghail) 산업공단 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JCOE 라인과 3-Roll Bending 라인을 보유, 외경 18”~120”, 두께 최대 60t, 연간 15만 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본 공장은 SSUAE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국내 건설업체 수주에 대응해 현지 강관 공급과 미국 송유관 시장 진입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설립됐다. 나아가 전 세계 석유 자원의 최대 공급처인 중동 시장에 대한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LSAW 공장을 설립했다고 전호연 대리는 설명한다.
공감이 빚어낸 연이은 수주 성과
“2015년 이후 급격히 하락한 오일 가격과 팬데믹으로 인해 국경이 봉쇄되면서, 오일 및 가스 산업이 핵심인 중동 지역 내 많은 프로젝트가 축소되거나 중단돼 SSUAE도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다행히 2016년부터 북해 지역 내 풍력 발전 건설 프로젝트들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해양 구조용 강관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고, 2020년까지 East Anglia, Moray Firth, Sea Green 등 세 건의 프로젝트를 연이어 수주했습니다.”
장원호 부장은 SSUAE 발전 과정을 소개하며 2018년 아랍에미리트(UAE) 정부와 ADNOC(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의 ‘ICV(In-Country Value) 프로그램’ 발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ADNOC에서 발주하는 다수의 송유관 입찰에 참여하는 등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SSUAE의 적극적인 움직임은 작년 10월 ADNOC과 30만 톤의 LTPA(Long Term Pricing Agreement)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1. SeAH Steel UAE 직원들
2021년 UAE 산업첨단기술부는 ‘Make It In The Emirates’ 이니셔티브를 진행했으며, SSUAE는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ADNOC의 고위급 인사들을 초청해 적극적인 회사 소개와 더불어 SSUAE가 지역 송유관 전문 회사로 인정받기 위한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유익한 시간을 가졌다. SSUAE는 이를 계기로 송유관 생산 체계 구축을 진행하고 다수의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면서 UAE 내 세아의 브랜드 입지를 강화해 왔다. 그 결과 2023년 ADNOC과 5개년의 LTPA 30만 톤 송유관 공급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SSUAE는 LTPA를 계기로 송유관 생산을 위한 설비 개선을 진행, 지난 6월 완료함으로써 중동 지역 국영 석유회사에 송유관을 생산 및 공급할 수 있는 주요 공급자로 거듭났다. SSUAE로서는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과 새로운 가치 창출의 전환점이 마련된 것이다.
이는 또한 올 6월 UAE 대형 국책 사업인 ‘WEP(West to East Pipeline) 프로젝트’ 수주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본 프로젝트는 아부다비 동쪽에 위치한 푸자리아(Fujairah)에 약 510km 연장의 원유 송유관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총 32만 톤의 수량 중 10만 톤을 SSUAE가 공급하게 된다.
이러한 성과들을 달성할 수 있게 한 SSUAE의 저력은 공감에서 비롯됐다. SSUAE의 구성원들은 가족과 떨어져 해외에서 거주하는 만큼 유대감이 강하며, 현지 직원들의 문화적 성향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공감대와 결속력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이러한 동료애와 공감의 문화가 굵직굵직한 성과들의 근간이 됐다고 말하는 전호연 대리다.
2. MIITE(Make It In The Emirates) 조인식
성공적인 프로젝트 완수를 통해 더 널리 뻗어나갈 SSUAE
팬데믹 이후 중동 국가들은 네옴(Neom), 마스다르(Masdar)와 같은 그린 시티 건설을 추진하는 등 포스트 오일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강력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중동 국가들은 동시에 오일 및 가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포스트 오일 시대를 대비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 배출되는 탄소량을 줄이기 위해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을 적극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SSUAE는 각 정부 및 국영석유회사의 정책뿐 아니라 변화하는 기술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급변하는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할 예정이다.
SSUAE는 UAE 진출 초기 신생 업체인 만큼 벤더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입찰 기회조차 얻지 못하면서 실적을 쌓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UAE라는 한정된 시장을 탈피해 비즈니스를 확대하고자 부단히 노력했지만 그 역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까다로운 벤더 등록 절차도 걸림돌이었지만 추가 벤더로 인해 부가되는 시간과 비용 등을 원치 않는 국영석유회사들의 입장이 그 원인이었다. 그러나 SSUAE는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최근의 수주 성과들이 바탕이 되어 더 큰 실적들을 쌓아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SSUAE는 WEP 프로젝트 완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 업계에서 신뢰할 만한 송유관 업체로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SSUAE는 빠른 의사결정 및 고객과의 긴밀한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강점을 십분 발휘하고, 변수에 신속하게 대응하여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방침이다.
뜨거운 나라 UAE에서 경쟁력을 쌓으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SSUAE. 머나먼 한국까지 전해지는 그들의 에너지와 열정이 계속해서 결실로 이어져 세아의 새로운 역사를 쓰길 기대해 본다.
3. ADNOC ICV 부사장 공장 방문
4. SeAH Steel UAE 관리 직원들
직장인 교양수업
직장인 증후군 차단법
기꺼운 마음으로 시작했던 일이 더 이상 즐겁지 않을 때, 직장인은 매너리즘에 빠지게 된다. 매일 출근하는 게 고역처럼 느껴지고, 표정은 생기를 잃어간다. 일상은 권태롭고 만사에 흥미가 없다. 몸과 마음이 모두 시들어갈 때쯤, ‘이게 말로만 듣던 우울증인가?’ 싶어 자신을 돌아본다. 한 발짝만 더 나아가면 심연에 빠질 수도 있는 바로 그 순간, 당신이 당장 해야 할 일은 ‘멈춤’이다. 그런 다음,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 찾아본다면 우울증은 충분히 비켜갈 수 있다.
전조 증상을 알면 막을 수 있다
직장인에게 우울증은 갑작스러운 감기처럼 찾아온다. 우울증에 접어들 무렵 찾아오는 몇 가지 징후가 있다. 먼저, ‘번아웃 증후군’은 한 가지 일에만 몰두하다가 심신의 피로감으로 인해 무기력증과 자기혐오, 직무 거부 등에 빠지는 것이다. 탈진 증후군 또는 소진 증후군으로도 불리는 번아웃 증후군은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모두 고갈된 상태와 같다고 볼 수 있다. 주로 일정 기간 업무가 가중됐을 때 또는 업무와 관련해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이런 현상이 나타나며, 일의 효율이 떨어져 악순환의 굴레에 빠지기 쉽다.
두 번째로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은 직장 내에서 밝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분노, 슬픔과 같은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하고 압박감을 느끼는 상태를 일컫는다. 특히 사람을 많이 대하는 서비스직이나 영업직군에서 자주 발생한다. 이처럼 감정을 억누르는 상태가 지속되면 면역체계와 호르몬 분비에 이상이 생겨 불면증, 과수면, 소화불량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과도하게 업무에 몰입하는 ‘슈퍼 직장인 증후군’도 있다. 이 증후군은 내 자리를 잃을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일에 몰두하게 되는 현상이다. 퇴근 후에도 업무 걱정에 시달리고, 집에 와서도 일에 관한 것들이 자꾸 생각나는 등 일에 중독된 것 같은 모습을 보인다. 주말에도 쉬는 게 쉬는 것 같지가 않고, 삶의 의미를 일에서만 찾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워커홀릭도 우울증의 발단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자.
직장 내에서 느끼는 스트레스로 인해 책임을 회피하고, 부정적인 일들이 나에게만 생기는 것처럼 착각하고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 또한 우울증 전조 증상 중 하나다. 이를 ‘와이미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 증후군의 가장 큰 문제는 현실 문제를 자신이 아닌 외부에서 찾는다는 것이다. 상황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력을 잃기 시작하면 일과 사회생활은 모두 어려워진다.
나만의 성실한 루틴
이러한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 집에서만큼은 일에 대한 스위치를 끄고 오롯이 휴식을 즐겨야 한다. 일을 집까지 가져오는 순간, 더 이상 집은 안락한 공간이 아니게 된다. 쉼에도 집중이 필요하다.
낮에는 점심을 먹고 짤막한 산책을 하는 것이 좋다. 햇빛은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자연 치료제다. 특히 비타민 D는 면역 기능 활성화와 함께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는 영양소다. 일하느라 볕을 쬘 시간이 없다면, 비타민이라도 꾸준히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또 부족한 수면 시간과 낮은 수면의 질은 우울증이 찾아오는 지름길이니, 취침 시간을 정해두고 그 시각이 되면 곧장 편안한 잠자리에 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보살피는 시간이다. 일상에서 내가 좋아하는 순간을 지속적으로 만들어 나가면 좋다. 자기 전 마시는 따뜻한 우유 한 잔, 비 오는 날 듣는 재즈 음악, 직접 만든 요리 등 나에게 순수한 ‘좋음’을 선사하는 순간들을 쌓아가면 스트레스는 자연히 풀리고 마음도 차분해진다. 미처 살피지 못했던 감정을 올곧이 마주하기 위해 일기를 써보는 것도 좋다. 묻어뒀던 감정이 글로 배설되는 경우도 있다. 주 3회 이상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고, 끼니를 거르지 말고 건강한 식사를 챙겨 먹으면 정신도 한결 또렷해질 것이다.
만약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2주 이상 극심한 우울감이나 강박, 불안, 식욕 부진, 무기력, 불면 등에 시달리고 있다면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경증의 우울을 방치하면 중증으로 나아갈 수 있다. 심신에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의 문을 두드리자.
삶은 파도의 연속이다. 어떤 물살은 나를 더 나아가게도 하고, 집어삼키기도 한다. 반복되는 물살에도 겸허히 하루를 살아가는 모든 직장인에게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SG는 지금
높아지는 탄소무역장벽에
대응하는 우리 기업의 자세글. 이승규 다율ESG 대표 컨설턴트
역사적으로 인류는 다차원적인 위기를 절감하고 극복해 나가며 성장해왔다.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를 위해 환경(E)과 사회적 가치(S)를 보존하고 동반 성장하기 위한 조직구조(G)를 추구하는 것이 환경 오염, 인구 증가 및 빈곤과 차별 등 각종 사회 문제로부터 인류를 발전시키는 지속가능 발전의 패러다임이다. 현재 기후 변화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의 도래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팬데믹 종료와 함께 그동안 보류됐던 기후 위기 대응 관련 각국의 국내외 통상 정책 및 법안 등이 시행되고 있거나 시행될 예정이다. 2024년은 전 세계적인 기후 위기 대응 통상 시대의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실화된 탄소무역장벽
최근 ESG는 소비자, 투자자, 정부 등 모든 사회 구성원의 관심 증대와 함께 기업 생존 및 성장 요소로 부상했다. ESG 경영 전략은 기업의 존립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됐고, ESG 위원회 운영과 ESG 경영 보고서 발간 등 ESG 관련 활동 영역이 지속 확대되고 있다.
이를 넘어 기업의 모든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바꾸는 ‘RE100’ 가입, EU의 ‘CBAM(탄소국경조정제도)’, 미국의 ‘FTCA(공정한 전환과 경쟁법)’ 및 ‘CCA(청정경쟁법)’ 대응 등의 이슈들은 탄소중립에 대한 기업의 노력을 보다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CBAM은 EU 역외 국가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대해 EU 내 생산 제품과 동등하도록 탄소 가격을 추가로 부과·징수하는 제도로, 철강, 알루미늄, 비료, 수소, 시멘트, 전력 등 6개 품목에 적용된다. 세아베스틸의 경우, 철저한 탄소배출 관리로 CBAM 대응 우수 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현재 EU의 CBAM은 일종의 탄소세 성격을 가지고 있어 수입품에 온실가스 감축 비용을 일정 부분 부과함으로써 국가 간 온실가스 감축 노력과 비용의 차이를 조정하는 무역제한 조치의 형태로 운영된다.
EU가 이처럼 CBAM을 도입·시행하는 주된 이유는 국가별로 상이한 탄소배출 규제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 누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높은 규제 수준이 적용되는 EU 내 기업들이 생산비용 증가 부담을 피해 규제 수준이 낮은 역외 국가로 이전하거나, EU 내 생산 제품들이 보다 저렴한 탄소 집약적인 수입 상품으로 대체됨으로써 탄소 누출이 발생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본 시행을 앞두고 몇 가지 주요 쟁점이 존재하며, 가장 관건은 간접배출과 수출 리베이트 제도의 구체적인 적용 범위 및 진행 방식이다. FTCA의 주요 취지는 미국에서도 탄소국경조정(BCA)을 점진적으로 도입함으로써 탄소 누출을 막겠다는 것이다. 동 법안은 화석연료, 알루미늄, 철강, 시멘트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수입품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우선 적용하고, 이후 타 수입품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미국판 탄소국경제로 불리는 CCA 또한 화석연료, 알루미늄, 철강, 시멘트 등 탄소배출량이 많은 12개 수입품 원자재에 대해 탄소세(1톤당 55달러)를 부과하고, 향후 완제품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할 것을 핵심 요소로 삼고 있다. 동 법안은 여러모로 EU CBAM과 비교되지만 최빈국으로부터의 수입품에 대한 면제, 수출국의 정책 수준에 따른 면제 등 제도 시행에 있어 상대적으로 유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크게 대비된다.
미국의 자체적인 CBAM 시행을 담고 있는 상기 법안들은 단기간 내 법안을 통과하기에는 쉽지 않다. 그러나 개별 주 차원에서 시행되고 있는 주법률은 이미 다수 존재한다. 2023년 12월 기준, 미국 인구의 1/4 이상이 거주하며 미국 전체 GDP 기준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총 12개 주에서 적극적인 탄소가격 책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그 결과 탄소 배출량 감축에 어느 정도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평가 위기’ 극복을 넘어 지속성장의 발판으로
이처럼 각국의 ESG 관련 통상 정책, 법안, 실행 계획의 시행이 급물살을 타면서, ESG 평가의 요구 항목과 수준이 높아지는 동시에 평가 방법의 정량화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국내 기업의 외부 ESG 평가 대응력 향상을 위해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있으며, 공통 지표와 더불어 업종 특화 이슈를 개발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선진국의 탈탄소·탄소중립 정책과 탄소무역장벽 도입·시행이 속속 가시화되면서, 철강 등 탄소 다배출 업종에 미칠 영향에 대한 대책도 다양하게 마련되고 있다. 철강산업의 높은 온실가스 배출 비중, 50년 이내 설비 수명, 기존 교체 시기의 도래 등 여러 복합적 여건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지금부터가 탈탄소·탄소중립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대외 수출 의존도가 높고 국내 내수 시장도 정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와 성장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입장에서 주요 경쟁국들의 탈탄소·탄소중립 정책은 한편으로 글로벌 경쟁력에 치명적인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러한 위기를 또 다른 도약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국제사회의 탈탄소·탄소중립 정책과 탄소무역장벽의 실행은 이제 단순한 시나리오를 넘어 엄연한 현실이 되고 있다. 물론 각 국가 및 국제기구별로 온실가스 산정 기준과 단위가 상이하기에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시 각기 다른 규격을 활용해야 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기업이 환경, 자재, 공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정확한 자료를 준비하며, 지속 가능 발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앞으로 어떤 기준의 평가나 위기가 발생해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기업이 될 것이다. 또한 범지구적 의미에도 기여를 하는 선도적인 기업이 될 것이다.
에코 패밀리
집을 아름답게 가꾸듯
자연을 보살피고 싶은 마음세아네트웍스 진유림 매니저 가족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의 첫 주말. 연남동 골목의 카페와 소품샵들은 실내 데이트를 즐기러 온 시민들로 가득했다. 이날 진유림 매니저가 연남동을 찾은 이유는 조금 특별했다. 어머니와 함께 화분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다. 버려진 병을 이용해 만드는 나만의 화분. 모녀는 수업에 대한 기대를 안고 공방에 들어섰다.
초록을 사랑하는 모녀의 특별한 데이트
도심 속에서 초록색과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며 꾸준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는 ‘플랜테리어’. 미세먼지 문제가 심해지며 공기 정화를 위해 집안에서 식물을 기르는 경우도 많은 요즘이다.
플랜테리어와 업사이클링의 만남. 빈 와인병을 이용해 벽걸이 화분을 만들고 식물도 직접 심어보는 행잉 와인팟 만들기 원데이 클래스에 오늘 진유림 매니저와 어머니가 함께 참여하기로 했다.
“엄마, 이것 좀 봐! 귀엽다, 그치?” “우리 집에 없는 식물을 골라봐야겠다.” 소녀 같은 얼굴로 공방 곳곳의 화분들을 구경하는 진유림 매니저와 어머니다.
“분리수거된 공병 중 재활용되는 양은 생각보다 많지 않아요. 투명 유리와 달리 색깔이 있는 유리는 재활용 공정에서 폐기물이 발생하기 때문이죠. 콘크리트나 아스팔트 재료로 업사이클링하는 기술이 있긴 하지만 분쇄 비용이 많이 들다 보니 대부분 매립된다고 해요. 와인병도 그런 병의 종류 중 하나인데, 버리지 않고 화분으로 사용한다면 쓰레기를 줄이면서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 수 있어요.”
모녀는 진지하게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뒤, 식물과 와인병을 하나씩 골랐다. 박쥐란과 밝은 색 병을 고른 진유림 매니저, 립살리스 화이트와 조금 어두운 색의 병을 선택한 어머니. 비슷한 듯 다른 모녀의 취향이 담길 행잉 와인팟 만들기 수업은 그렇게 순조롭게 시작됐다.
꼼꼼하고 조심스럽게 완성해가는 와인팟
와인병을 적당한 크기로 자르는 것이 첫 번째 단계. 이때는 식물의 특성에 맞게 크기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표시선을 그은 뒤 유리커터를 사용해 금을 새기는데,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아 조마조마한 두 사람이다. 그런 다음 선 위에 뜨거운 물과 찬 물을 번갈아 부으면 온도 차에 의해 병이 잘린다. 이렇게 화분 형태가 완성되면 병의 절단면을 다이아몬드 블럭으로 꼼꼼하게 간 뒤 동 테이프를 붙이고 붕사를 바른다. 이때 얇게, 골고루 발라야 피막이 생기지 않는다. 다음은 인두기로 납땜을 할 차례. 안 전해 유의하며 차분하게 작업을 완수하는 모녀다. 이제 부식되지 않는 써지컬 스틸로 된 고리와 체인까지 연결하면 행잉 와인팟 완성. 화분이 기울어지지 않도록 규형 있게 체인을 연결해주는 것이 포인트다. 마지막으로 행잉 와인팟에 흙과 수태, 작은 돌을 채우고 식물을 심어 멋진 업사이클링 화분을 완성한 모녀는 흡족한 표정으로 기쁨을 표현했다. “완성됐어요~” “오! 귀엽다~” 서로의 작품을 칭찬하며 해맑게 웃는 모녀의 모습은 꼭 친구처럼 살가워 보인다.
지금 누리고 있는 자연환경을 후대에 물려주고 싶은 마음
“친환경 에너지원인 태양광 사업을 하는 팀의 일원으로서 평소 환경에 관심을 갖고 관련 정보 또한 많이 접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대단하지는 않지만 환경을 위해 사용하지 않는 전기 끄기, 재사용 및 재활용, 일회용품과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중고 거래, 샴푸 바 사용 등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사업부문 사업전략팀에서 IPP(자사 태양광 구축), EPC(외부사 태양광 구축), 정부 지원사업 등의 전반적인 사업 관리를 맡고 있는 진유림 매니저는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점에서 자신의 업무와 에코 라이프 실천이 맞닿아 있다고 말한다.
“뭐든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딸이 종종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해줘서 참여했었는데, 오늘은 함께해서 더 좋았어요. 그냥 버려질 수도 있는 병을 가지고 제가 좋아하는 화분을 만들어서 뿌듯하기도 하고요.”
어머니의 말에 ‘에코 패밀리’에 참여하길 잘했다 싶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진유림 매니저. 그는 기회가 되면 환경에 도움이 되는 체험을 온 가족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며 바람을 전했다.
병은 무언가를 담을 수 있는 구조의 특성상 조금만 창의력을 발휘하면 유용하게 재활용할 수 있는, 버리기에 아까운 재료라고 생각해왔다는 진유림 매니저. 그런 평소의 생각을 실천할 수 있어 더 좋았던 오늘의 에코 체험이었다.
“인간 활동에 의해 폭염, 홍수,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나타나고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잖아요. 미래를 살아갈 후손들에게는 적어도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자연환경을 건강하게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을 버리고 개인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시작이라 생각하고요.” 작은 나무가 모여 숲을 만들듯, 개개인의 실천이 지구를 회복시키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말하는 진유림 매니저다.
연남동을 찾은 김에 예쁜 카페에도 가고 분위기 좋은 곳에서 저녁도 먹으며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는 모녀. 손에 초록초록한 화분을 하나씩 들고 공방을 나서는 두 사람의 모습이 참 싱그럽다.
지구를 아끼는 여행
이 여름, 해안을 따라 걷는 휴가
거제 남파랑길
쪽빛 바다와 함께 걷는 길
부산 오륙도에서 해남 땅끝마을까지 남해안을 따라 연결된 남파랑길은 걷기 여행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름도 ‘남(南)쪽의 쪽빛(藍)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 한려해상국립공원과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남해안 총 90개 코스, 1,470km의 남파랑길은 소박한 어촌 마을부터 화려한 도심, 강가의 들과 꽃밭, 숲, 문화유적까지 다양한 매력을 지닌 장소들이 어우러져 있다.
이 중 거제 노선(16코스~27코스, 170.4km)은 조선산업의 위용과 어촌 마을의 정겨움이 교차하고, 서핑의 성지로 불리는 해수욕장과 문화유적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는 훌륭한 코스다.
‘걷기 여행’이라지만 행군을 원치 않는다면 한 코스에 2~3일 정도 기간을 두고 걷는 게 좋다. 그런 의미에서 18코스는 한 번에 거제의 다채로운 모습을 두루 볼 수 있는 훌륭한 코스다.
모두를 위한 해변
18코스의 시작점은 어감부터 정겨운 두모 몽돌 해변이다. 모나지 않은 동글동글한 돌들이 파도에 밀려다니며 ‘차르르’ 소리를 내는 이 해변은 물결이 잔잔하고 수심이 완만해 스노클링이나 바다 수영을 즐기기에 좋고, 썰물 때는 갯벌에서 조개를 주우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낚시 포인트로도 유명한데,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그리고 배를 타고 나가 낚시를 즐기는 ‘꾼’들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물론 그저 바라보고만 있어도 충분하다. 작은 바위섬인 ‘갓섬’과 ‘이수도’가 다른 작은 섬들과 함께 평화로이 바다 위에 떠 있고, 거가대교 아래로 조업을 나서는 어선과 그 주위를 맴도는 갈매기들이 호젓한 풍경을 그려낸다.
거가대교는 두모 몽돌 해변을 야경 명소로 만든 주인공이다. 해가 저물고 거가대교의 영롱한 불빛이 짙은 바다 위를 수놓으면 해변의 몽돌이 내는 소리를 배경음악 삼아 불멍, 물멍을 즐기며 평온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유럽풍의 성과 이웃한 포구 마을
두모몽돌해변에서 해안가를 따라 걷다 보면 중세 유럽풍의 성을 만난다.
2003년 태풍 매미로 경작지를 잃은 주민 백순삼 씨가 자연 재해로부터 작물을 지키기 위해 20여 년간 홀로 쌓아 올린 매미성이다. 설계도 한 장 없이, 네모반듯한 돌을 쌓고 시멘트로 메우기를 반복해 완성한 높이 9m, 길이 130m의 성곽은 언뜻 보기에도 견고하고 웅장하며 고풍스럽다. 가우디가 지은 바르셀로나의 구엘 공원과 닮아 ‘한국의 구엘 공원’으로 불릴 만큼 예술적인 건축물이다.
특히 성벽 사이로 바다가 담기는 포토존은 관광객이 줄 서는 인생 샷 명소. 프레임 속에는 마치 유럽 어딘가인 듯한 이국적인 풍경이 담긴다. 성 위에 올라서면 구불구불 이어진 해안과 바다에 반쯤 잠긴 바위들, 멀리 거가대교가 펼쳐진다. 성 곳곳에 백순삼 씨 부부가 심어 가꾼 꽃과 나무를 찾아보는 것도 꽤 흥미롭다.
매미성에서는 때때로 거리 공연이 열리고, 주변에 들어선 카페 덕분에 다양한 방법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인근에는 ‘외포리’라는 작은 포구마을이 있다. 마을 앞 바닷가에 닭의 모습을 닮은 바위가 있어 ‘큰닭마을’ 또는 ‘대계마을’로 불리지만, 이 마을의 대표 음식은 다름 아닌 대구탕이다. 외포리는 전국 대구 물량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집산지다. 새벽 조업을 끝낸 대구잡이 배들은 외포항에 대구를 내려놓는다. 대구잡이 배가 한데 모이고 어판장에서 경매가 열리다 보니, 싱싱한 대구로 요리하는 음식점도 10여 곳이나 된다. 이곳이 외포리 대구탕 거리다. 이곳의 대표 메뉴는 대구탕, 대구찜, 대구회인데, 특히 대구탕은 뽀얀 진하고 구수하면서도 개운한 국물맛으로 정평이 나 있다. 허영만 작가의 ‘식객’에 소개되며 더 유명해졌다.
서핑의 성지
거가대교를 건너면 바로 나타나는 길이 360m, 폭 30m의 아담한 ‘흥남해수욕장’에는 또 다른 낭만이 기다린다.
모래사장에 텐트나 파라솔을 치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의 얼굴에선 근심을 찾아볼 수 없다.
흥남해수욕장은 삼면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여름에도 비교적 시원하고 바닷물이 유독 맑은 데다, 고운 모래로 이루어진 백사장은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과 함께 오기에 적당하다. 해변에서 조금 떨어진 바다는 파도가 잘 일어나 서핑의 성지로 꼽히기도 한다. 여름에는 바람이 세지 않아 초보 서퍼들도 흥남해수욕장을 많이 찾는다. 서핑숍도 여러 곳 있고 서핑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어 서핑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입문 장소가 되어 준다.
낮의 열기가 잦아들 무렵, 소나무 숲이 우거진 이수도와 섬을 마주 보고 있는 방파제 너머로 노을이 곱게 번지면, 서퍼들은 보드에 기대어 물결이 실어다 주는 평온을 만끽한다. 자연 속에서 가장 자연스러운 사람의 모습을 문득 깨닫게 하는 풍경이다.